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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일상 지식

'제어계측공학과' 란 무엇인가?

by Info-refiner 2023.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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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했다. 제어계측공학과를 검색해 보면 솔직히 나도 잘 모르는 영역에 대한 짤막한 설명이 나온다. 솔직히 어렵다.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하고 싶다고 부모님께 말할 때 아버지, 어머니 두 분 다 걱정이 많으셨다. "아니, 무슨 그런과를 전공하노?" 비꼬는 게 아니라 취업에 불리할까 취업할 때까지 걱정이 많으셨다. 현재 나는 찐 제어계측전공 출신의 성골로써 전공과 같은 영역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공하려고 하는 고등학생이나, 혹시 문외 하신 부모님들 눈높이에 맞춰 제어계측공학과에 대해 쉽게 설명하겠다.
(제어계측, 계측제어, 계측 다 같은 말이다.)
 

전기계열 중 상위 개념이 제어계측공학이다.

전기전자전공의 영역에서 나누어보면 크게 전기공학 / 전자공학 / 반도체공학 / 제어계측공학으로 볼 수 있다. (컴퓨터공학도 포함될지 모르나 별개로 하자)
기업으로 보자면 전기공학은 한국전력을 떠올릴 것이고, 전자공학은 삼성 또는 LG 그리고 반도체공학은 단어 그 자체로 설명이된다.
그런데 제어계측공학? 와닿지가 않는다.
4개 학과 전공 중 어느 하나만 전공했다 해서 타 전공을 직업으로 못 삼는 건 아니다.
4개 학과 전공자들은 보통 전기기사 자격증을 따고 전기, 전자 어느 한 영역의 제한 없이 개인의 역량에 따라, 가고 싶은 곳으로 취업을 한다.
(나 조차도 전기기사를 따고 전기회사에 잠시 다녔다.)
전기공학은 그만큼 기초적이고 학문의 근간이라고 볼 수가 있다. 또한 취업자리도 많다. 전기공학에서 파생된 것이 전자, 반도체, 제어계측공학이며, 제어계측공학은 그 발전 양상에서 정점을 찍는다. 보통 4개 학과의 2~3학년까지는 커리큘럼이 같으며, 3학년쯤 과목이 달라진다. 특히나 제어계측공학은 과목스펙트럼이 넓으며 다양하다. 흔히 로봇을 떠올리는 메카트로닉스라는 것도 제어계측공학이 크게 차지한다.
제어계측공학 전공과목을 보면 기계공학의 일부와 컴퓨터 코딩을 넘나 든다. 학부생 일 땐 타과에 비해 많은 과목을 공부하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심도가 없을 수도 있다. 아무래도 전기공학은 전기공학과가, 전자공학은 전자공학과에서 더 심도 있게 배운다.
하지만 제어공학과목에선....... 흠..... 뭐... 여기까지.....
 

제어계측공학은 두뇌와 신경이다.

어떤 기계 만들거나 플랜트 설비를 유지하려면 크게 기계 /  전기 / 계측 3개의 팀이 필요하다. 인체를 비유해서 설명하겠다.
기계는 정형외과, 외과, 피부과 정도를 관장한다고 보면 된다. 뼈, 척추, 무릎, 근육 등 외형, 내형을 유지하거나 움직일 수 있는 큰 단위다.
전기는 심장, 정맥, 동맥이라 봐도 되겠다. 말 그대로 살아있게 만들고 인체에 고루고루 영양을 주듯 전기가 없는 설비는 없다.
그럼 여기서 중요한 제어계측은 무엇인가? 모든 신경을 관장하고 두뇌를 통해 제어를 하게 한다. 즉 기계를 움직이게 하는, 구동시키는 영역이다. 기계가 어떤 멋있는 걸 만들어 놓으면 여기에 전기가 전동기를 설비 곳곳에 설치한다. 그럼 계측은 설비 사이사이에 센서(계측기)를 집어넣거나 설치하고 그 케이블을 두뇌가 될만한 컴퓨터에 연결하여 설비를 목적에 맞게 전동기를 운전시킨다. 그럼 거대한 설비는 움직인다.
센서로부터 나오는 출력 값을 컴퓨터에 입력시키고, 컴퓨터가 출력하는 값을 최종적인 신호기라던지 전기설비에 가한다. 여기서 소통되는 신호는 전기 일 수도 있고 유공압일 수도 있고 아주 다양하다. 제어계측은 이 흐름을 담당한다고 봐도 될 것 같다.
 

제어계측은 기계와 전기 사이의 가교다.

기계와 전기는 확실하게 정체성이 있는 영역이다. 어떤 문제에서 기계의 입장이 있을 것이고, 전기의 입장이 있다. 드물게 기술적 의사소통에서 원활하지 않을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계측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기계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고, 전기의 입장도 이해할 수 있다. 그것 때문에 피곤하기도 하다. 어느 영역에서 문제인지 모르는 상황일 때, 계측에 의뢰해서 진단 내리는 게 빠르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제어계측공학 영역 그 하나만 머물 것이 아니라, 전기는 당연한 베이스고 기계의 영역도 아는 것이 업무를 수행하기가 편하다. 그게 매리트고 희소성이고 알아주지도 않는? 단점이다.
 

제어계측(계측제어)은 미국 같다.

미국은 다인종, 민주주의국가다. 따지고 들면 미국이 차별이 없는 곳은 아니지만 이상적으로 생각했을 때, 차별이 없다. 취업전선 또는 실제 현장에서 제어계측은 차별이 없다. 기계전공자가 진짜 드물지만 있고, 전기전자반도체컴퓨터 전공자들은 말할 것도 없다. 전체의 비율로 봤을 때 나처럼 순수하게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한 사람이 많이 없다. 실제 현장에서 계측의 위상이나 포지션과는 맞지 않게 순수 전공자는 진짜 드물고 귀하다. 그래서 오죽하면 계측전공자들이 성골이라는 말이 우스개 처럼있다. (성골이라는 그 말 하나뿐, 어떤 대우나 임금에서 유불리 한 것은 없으므로 착각하지는 말자) 자신의 성향과 전공이 일치하면서 역량이 있다고 가정했을 때, 제어계측 전공학도가 같은 계열의 취업전선에 뛰어든다? 상당히 매리트가 있고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본다. 이건 뭐 어느 영역이든 똑같지만 말이다.
 
정리해 보자면 수요보다 공급이 달리는 영역이 제어계측공학이다. 전기공학 같은 경우 경쟁이 심하다. 쉬워서가 아니고 학문의 근간이고 취업자리도 많지만 그만큼 지원자도 많다.  제어계측은 단어가 생소한 거 치고는 확장성과 영역이 다양하며 차별이 없다. 수요는 많고 꾸준한데 그만큼 역량 있는 지원자가 많지 않다. 전공자가 작기 때문이다. 전공 인력이 없어 타전공자를 끌어당겨서 자체 교육시키는게 현실이다. 매리트가 있고 승산 있는 영역이니 도전해 볼 만하다.
 


번외
대학생 때, 제어계측공학을 전공하면서도 커리큘럼에 있는 전공과목들이 왜 필요한지 몰랐다. 솔직히 내가 뭘 공부하는지 뭘 전공하는지도 몰랐다.  회로이론/전자기학/전력공학/컴퓨터프로그래밍/디지털논리회로 하기도 벅찬데 유공압은 왜 배우며, 밸브 동작상태 그림은 왜 공부하는지 조차 이해하지 못했다. 실제 현장을 비춰봤을때, 배웠던 과목 중 A부터 Z까지 필요 없는 건 없었다. 그리고 대학생이니 심도있게 공부하지 막상 필드에서는 그렇게까지 공부할 틈이 없다. 다 뼈가 되고 살이 되니 나중에 기억이 안난다고 할지라도 필요없을 것 같다는 착각말고 할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공부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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